
운영시간
📍 장소 : 전시진행
⏰ 화~금: 10:00~17:00
❗ 휴무: 토, 일, 월
콘텐츠
✅ 망각된 유토피아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현대 사회에 대해 실재가 아닌 실제보다 실제같은(시뮬라크르Simulacra) 모방의 사회(시뮬라시옹Simulation 시대)라 이야기한다. 즉, 원본과의 관계가 상실되고 스스로 의미를 생산하여 실재를 대체하고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개인을 이루는 여러 요소들 중 정체성 형성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기억(Memory)’은 객관적인 사실의 저장고가 아닌, 개인의 감정과 분위기, 시간의 흐름 그리고 현재의 시선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왜곡된 주관적인 서사이다. ‘노스텔지어(Nostalgia)’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의미하며, 우리는 실제 존재했던 것보다 더 이상적이고 완벽한 형태로 기억을 미화하고 그러한 과거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현상이다. 실제 경험했던 과거는 점차 희미해지고, 그 자리를 우리가 갈망하고 재구성한 이상적인 과거의 이미지가 채워지며, 실재를 대체하고 지배하는 왜곡된 기억은 마치 원본 없는 시뮬라크르처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만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유토피아적 기억이다.
본 전시는 이러한 시뮬라시옹 시대에서 개인을 이루고 있는 왜곡된 기억과 그 실재성, 현실과 이상 사이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디어 매체를 바탕으로 시청각적 방식으로 표현된 작가들의 작품은 원본이 상실한 채 시뮬라크르로 변모하는 ‘기억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가 믿는 기억의 실재성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와 기호가 실재를 어떻게 대체하고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개인의 경험이 진실된 것인지에 대한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노스텔지어가 만들어내는 달콤한 환상 뒤에 숨겨진 시뮬라크르의 메커니즘을 드러내며, 이상과 현실, 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 시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상화된 과거의 이미지가 주는 안락함과 비현실성,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재구성된 환상인지에 대해 스스로 고찰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