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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표범 개인전: 좀 다른 새
2025-08-02 ~ 2025-08-23


💁‍♀️ 
"죽은 새들이 잠든 방에서, 아직 날갯짓을 연습하기 "

🔉  TIP

운영시간
📍 장소 : 에이라운지 
⏰ 화~토; 11:00~18:00 
❗ 휴무: 일, 월

콘텐츠
✅ 죽은 새들이 잠든 방에서,
아직 날갯짓을 연습하기

글 흑표범 (작가)

푸드득 푸드득 푸드득
추락하는 동안에도 비행은 여전히 즐거 움이었다.
너는 웃고 있었다.
둥근 어깨에 늘 낡은 에코백을 메고
흰색 페인트가 점점이 얼룩을 그린 팔을 흔들며
다시 날아오를 내일을 너는 반드시 믿었다.1)

“죽은 것들 곁에서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이 질문을 함께 탐색하기 위해, 내 기억 일부를 여기에 미술로 꺼낸다. 시작은 내게 중요한 한 여자를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점점 바깥으로 밀려나 결국 폐기되어버린 한 생애를 ‘가부장제 사회의 여성’ 이라던가 ‘국가 부도’, ‘홈리스’ 같은 몇몇 사회문화적 용어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그나마 근접할 수 있는 시도는 차라리 나에 대해 쓰는 것이었다. 그건 구조하지 못한 타인을 두고 살아남은 자의 슬픈 변명이자, 나의 처지에서 품었던 전복의 욕망과 예술적 실천을 들여다봄으로써 그와 내가 각자의 삶의 주체이자 연결된 존재임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동시에, 함께 있음으로써 서로를 보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상상하고 말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2024년 초여름부터 2025년 봄까지, 『좀 다른 새: 정하연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언젠가 배가 오면 쓰려고 준비해 둔 부둣가의 어망들처럼, 아무도 그것이 거기에 있는 줄 몰랐지만 막상 끄트머리를 잡아당기자 술술 풀려나왔다. (우리는 모두, 창자 안에 이야기가 쌓여 있다.)

이 책은 오토 픽션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그것의 모양이 실제 내 삶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는 별로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이 타래들이 당신 안의 어떤 매듭과 연결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누군가의 기억을 통로삼아 단 삼 주간 펼쳐지는 이 가상의 시공간이 당신에게 진짜 말을 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나의 구체적인 기억이 당신 안에서 불러일으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 만이 중요하다. 어둠 속에서 귓가를 간질이는 타인의 입김, 몸과 몸이 닿으며 피어나는 온기 그리고 기억과 감정의 부스러기가 전하는 지금 여기, 그저 ‘자기 자신으로 살아 있으라’는 명령.


ʻ역시 힙합을 해야 해.’
온몸이 불에 타는듯한 분노가 일었다.
대걸레로 더러운 화장실 바닥을 사정없이 문대면서 사장 새끼 욕을 했다.
이 부조리를 랩으로 고발할 수 없는 나의 미천한 음악성이 진심으로 한심했다.
난 더는 예술가가 아니라, 그저 당구장 아르바이트생일 뿐이었다.2)

위키피디아는 ‘힙합’을 ‘튀는, 생기 있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약동’이라고 설명한다. 예술의 정의는 무한하지만, 나는 십 대 시절부터, 기성에 대한 불복종과 그저 나답게 존재하려는 욕망의 발로로 예술을 사용했다. 그리고 살아오며 만났던 나 같은 사람들과 예술 작업을 하거나, 그들이 하는 예술을 도왔다.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하는 과정은 어린 시절 스카이4와 하던 놀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 분명히 거기에서부터 이어졌다. 그건 타인과 친구가 되는 일이었고, 나 자신과 친밀해지는 일이기도 했다.

두 손의 움직임으로 나의 새를 만듭니다.
두 손의 움직임으로 나의 새를 만듭니다.
새는 나 자신이기도 하고, 다른 존재이기도 합니다.
내가 아닌 것을 내 몸에 불러오세요.
나의 바깥과 친구가 되세요.3)

환대 받지 못한 작은 생명을 몸으로 수행하는 작업, ‘(죽은) 새━되기’는 자본주의가 자행하는 생명에 대한 권력적 폐기에 저항하는 애도 행위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서 새는 오히려 호스트가 되어 당신을 이끈다. 그리고 낯선 공동체로 당신을 초대한다. 새와 나는 당신에게 말한다. 이 이야기에서 마음이 닿은 문장을, 당신의 목소리로 다시 말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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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서울시 종로구 백석동1가길 45 (부암동 239-9), 2층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T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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