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시간
📍 장소 :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80길 38 1층 VODA Gallery
⏰ 매일 11:00-18:00
콘텐츠
✅ 몸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살아 있는 표면이자 감각과 기억이 얽힌 구조이며, 상처와 회복의 순환 속에서 끊임없이 다시 짜이는 존재다. 〈촉수와 머리뼈〉는 감각과 물질, 유기와 인공 사이를 오가며 ‘몸’을 다시 구성하려는 두 시선을 병치한다. 한쪽은 회화의 표면을 살아 있는 피부처럼 다루며, 감각이 물질로 스며드는 과정을 탐색한다. 다른 한쪽은 신체가 상처와 복원의 단계를 거치며 어떻게 다시 세워질 수 있는지를 조형으로 보여준다. 서로 다른 궤도에서 출발하지만 두 작업은 ‘살아 있는 표면’이라는 하나의 호흡으로 만난다.
임지현의 회화는 촉수처럼 자라난다. 화면 위의 붓질과 색의 결은 살아 있는 조직처럼 번지고 식물의 잎맥이나 혈관, 혹은 피부의 기공을 닮은 흐름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이미지를 재현하기보다 감각이 겹겹이 쌓이고 흔적을 남기는 시간의 행위로 회화를 다룬다. 붓질과 사포질, 광택과 건조, 얇음과 두꺼움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화면은 살아 있는 피부처럼 반응한다. 작품에서 잎맥은 핏줄처럼, 꽃잎의 결은 피부의 혈색처럼 다가온다. 식물은 자연의 대상이기보다 감각의 연장선에 있다. 촉수처럼 뻗어나가며 세계를 더듬고, 그 표면은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가 말한 ‘살(le chair)’—주체와 세계가 서로 스며드는 감각의 접촉면—을 닮는다. 우리의 피부, 즉 ‘살’은 보는 자와 보이는 것, 만지는 자와 만져지는 것 사이에 흐르는 관계의 질감이며 회화는 그 만남의 순간을 시각으로 번역한다.




